작물재배 한계선 온난화로 북상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주요 작물 재배 한계선이 점차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34년 동안 섭씨 0.95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춘천·양평 등 중북부 내륙지대와 중부 내륙지대, 동해안 남부지대는 1.36∼1.47도 오른 반면 영주·문경 등 영남내륙 산간지대는 0.2도 상승하는 데 그쳐 지역별 차이가 컸다.

특히 곡창지대인 서산·보령 등 중서부 평야지대와 군산·부안·정읍 등 차령남부 평야지대는 평균기온이 1.05∼1.33도 상승했다. 대관령을 포함한 태백 고지대도 1.04도 올랐다.

이 같은 기후변화에 따라 농작물의 재배 한계선이 바뀌고 있다.

경북 경산지방이 주생산지인 복숭아는 냉해에 약한 과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원 춘천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대구가 주산지인 사과는 강원 영월까지 재배지가 확대됐고, 제주도에서만 재배되던 한라봉은 전남 고흥과 경남 거제에서도 생산이 가능해졌다. 내한성이 약한 쌀보리도 안전재배지가 충남 아산에서 강화도 지역으로 북진했다.

반면 기후변화는 예상치 못한 병해충 피해도 낳고 있다. 벼 줄무늬잎마름병은 최근 상대적으로 기온이 많이 오른 서천·부안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대량 발생해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다.

겨울철 온도가 따뜻해져 월동기간에 매개충인 애멸구가 얼어 죽지 않고 살아 남는 개체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006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동남아시아 분포종인 주홍날개꽃매미도 올해 충남 천안, 아산, 연기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91ha 포도밭에 해를 끼쳤다.

농진청 환경생태과 이덕배 과장은 “한반도 기온이 상승하면서 작물 재배지가 바뀌고 병해충 피해도 커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쌀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무와 배추 등 고랭지 작물 재배면적이 줄어들어 고랭지 채소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